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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산업의 혁신성장 모색-대형선박 수리·개조산업을 중심으로

장기간 시황침체와 구조조정에 놓인 신조시장과는 다르게 선복량의 증가, 환경규제에 따른 개조시장의 급격한 확대로 대형선박의 수리·개조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휴설비 활용과 숙련공 유지, 친환경 시장 확보, LNG관련 기술보호, 수리·개조를 통한 조선기술 확보, 국적선사의 외화유출 방지를 위해 대형선박의 수리·개조산업을 다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국적 외항선사, 국내 주요 항만에 입항하는 선사, 대형조선사의 고객, 친환경 기자재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리 시장을 다시 복원해야 한다. 기술력을 요하는 LNG관련 선박의 수리와 친환경 기자재 개조를 통해 중국·싱가포르와도 차별화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글/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연구실 이은창 부연구위원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유휴설비와 기량 높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선박수리·개조산업을 재건하고 육성한다면 고객만족도와 기술완성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국내 조선산업의 혁신성장을 도모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1. 다시 주목받고 있는 대형선박 수리·개조산업

선박은 인명의 안전과 신뢰도 있는 운항을 위해 IMO(국제해사기구)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매

5년마다 정기검사와 정기검사 사이에 중간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리조선산업은 선박의 파손에

의한 긴급한 수리뿐만 아니라 정기·중간 검사 시에 선박을 도크에 안치해 검사를 진행하고 수

리하는 산업이다.

선박의 검사와 수리는 조선소에서 이루어지므로,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조선소도 있고 수리와 신조를 동시에 하는 조선소도 있다. 한 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최대의 수리 조선 국가로 인정받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이 시황과 수익성이 좋은 신조선 시장에 집중하면서 중대형선박의 수리조선 사업을 중단했고, 특히 2004년 현대미포조선이 수리조선 사업을 중단하면서 우리나라 해운사는 대형선박의 수리를 위해서 싱가포르나 중국으로 가야했다.

수리조선 사업은 원가경쟁력에서 밀린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 수리조선이라고 하면 감천항 주변이나 어선·예인선 같은 소형선박을 수리하는 부산항의 깡깡이마을이 유명할 뿐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수리조선 단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만 종종 나온다. 하지만 신조 시장이 급격하고 긴 불황에 빠지고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산업생태계 균형화 측면에서 수리조선산업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리조선에 대한 관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신조시장의 초호황으로 급격히 증가된 선복량에 의해 수리조선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노하우와 기량이 축적된 조선 기술자를 유지하고, 헐값에 매각될 수 있는 유휴설비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수리조선을 고려하고 있다.

셋째, 조선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신조와 함께 급격히 축소되는 조선기자재와 선용품 시장의 유지를 위한 시장창출도 중요하다. 넷째,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로 선박 수리뿐만 아니라 친환경 설비의 장착이나 추진시스템의 개조를 위한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다섯째, 수리를 위해 우리나라 선사들이 해외 수리조선소에 지불하는 비용을 다시 국내로 환입할 수 있다. 여섯째, 선박의 수리를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해 더 좋은 선박을 신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가능하다.

이미 오리엔트조선은 조선소 운영을 위해 LNG 운반선을 수리하는 실적(2016년 10월 31일 발표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르면 해외에서 수리 중인 가스공사 선박 중 수리물량의 20%(2016년)를 국내로 전환하고-오리엔트조선이 LNG선 수리를 진행한 배경-타 공기업 선박수리도 단계적으로 국내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을 쌓기도 했고, STX고성조선소를 인수한 삼강S&C는 대형선박의 수리와 개조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해양도 설비확충을 통해 중형선박의 수리도 가능한 수준이 됐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세계 선박 수리·개조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에서 다시 대형선박의 수리·개조산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인들에 대해서 분석하고자 한다.

 

2. 세계 선박 수리·개조 시장 현황 분석

(1) 세계 선박 수리시장 규모 추정

세계 선박 수리시장은 운항되고 있는 선박(선복량)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선복량은 오일쇼크 이후 큰 변화가 없다가 조선산업의 초호황기와 해운사의 치킨게임을 거치면서 급속도로 증가했다. 2007년 10억톤(DWT) 규모에서 불과 10년 만에 18억톤 이상이 됐다. 신조시장이 초호황과 수주절벽이라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동안 수리를 필요로 하는 선박은 급격히 증가했다.

 

Clarkson에 의하면 전 세계 선박 수리시장은 2016년 기준 77억 달러 규모로 2013년과 비교

하면 3년 만에 7억 달러 성장했다. 2016년에는 5만 3,000척의 선박 기준이므로 평균 1척당 14만5,000달러를 수리비용으로 지출했다.

주요 선종인 벌크선, 탱커,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중 1000GT 이상 크기를 가진 수리조선 규모는 연간 약 43억 4,000만 달러인 것으로 추정된다. 선사기준 수리조선 비용은 2015년에는 전년대비 7.8%나 증가했으나(Drewry 통계 기준) 2016년에는 4.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김형구 외(2017)). 시황이 악화되면 선사는 서비스나 기자재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복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선박수리 시장규모는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선종별 선박수리 시장 규모는 선복량이 최대인 벌크선시장이 가장 크지만 1척당 규모는 LNG운반선이 가장 크고, 탱커가 그 다음을 잇고 있다.

(2) 세계 선박 개조산업의 시장규모

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선박 개조(retrofit)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된 분야는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 시장이다. 2017년 9월 발효 예정이 었으나 2년 유예되면서, 해운사는 2019년 9월 이후부터 도래하는 정기검사일까지 BWTS를 장착해야 한다.

Clarkson은 2016년 11월 기준으로 약 4700척의 선박이 BWTS를 장착했고, 2만 9000척의 선박에 장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Stephen Gorden(2016), “Shipping Market Overview - Presentation to UK Chamber of Shipping-Ballast Water Conference”, Clarkson Research). 그리고 최근에는 약 5800척에 설치됐고 2만 4000척에 장착이 필요할 것으로 발표했다.

1년 남짓한 시간에 1100척의 선박에 BWTS가 장착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까지 1000~2000척의 선박에 BWTS가 장착된다고 보더라도 총 2만척 내외의 선박에 BWTS가 장착돼야 한다. 기존 선박에 대해 연간 4000척의 시장이 향후 5년간 열리게 된다. 선박의 크기와 선종에 따라 BWTS 설치비용이 차이가 있겠으나, BWTS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비용과 조선소 공임은 10억~2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 5년 동안 연간 약 6조원의 BWTS 개조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배기가스에 대한 규정도 2020년 이후 강화된다. 연료에 포함된 황산화물 규제로 인해 선사들은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Scrubber의 장착이 필요하다. Clarkson은 2017년 11월 기준으로 Scrubber가 232척에 장착됐으나, 2025년에는 약 4500척에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이전에 발주되는 신조선박에 Scrubber가 장착되는 것을 감안하고, 2019년부터 개조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500척 정도의 시장이 예상된다.

한편, OPEC에서는 Scrubber 장착 선박이 2020년에는 약 2500척, 2022년에는 4500척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에는 연간 1000척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Scrubber 장착을 위한 엔지니어링 비용과 조선소 공임을 약 20억원으로 본다면, 연간 1조~2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

Scrubber 장착을 하려는 선박은 BWTS를 동시에 설치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에는 별도로 장착하는 것보다는 도크사용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BWTS와 Scrubber 개조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연간 약 7조원의 규모로 형성될 전망이다. 단순히 수치로만 본다면 수리조선 시장을 능가하는 규모가 될 수 있다. 물론 개조는 선박의 정기검사(또는 중간검사) 때 대부분 실시될 것이므로 수리조선 시장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개조는 수리조선 시장에 약 5년간 큰 변동을 줄 것이다.

Scrubber 외에 SOx 규정을 만족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LNG연료추진 시스템으로의 개조도 가능하다. 현재 LNG연료 사용이 가능한 369척의 선박중 70%가 LNG운반선이고, 주로 유럽에서 운영하는 크루즈선과 페리가 13%, 해양지원선이 7%, 그 외 선박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Clarkson에서는 LNG연료 사용이 가능한 선박이 2024년에 1500척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LNG벙커링 기반 부족, 고가의 개조비용, 2020년 이후 신조선박의 CO₂ 규제강화를 고려한다면, 기존에 운항하던 대형선박을 LNG연료 추진선으로 개조하려는 움직임보다는 신조선박에 의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개조시장에는 선박에 친환경설비를 장착하거나 사용연료를 바꾸기 위한 기관부 개조 외에도 유조선을 FPSO로, LNG운반선을 FLNG(LNG-FPSO) 또는 FSRU 등으로 바꾸는 시장도 있다. 싱가포르 조선사가 주로 수행하는 해양플랜트 개조시장은 프로젝트별로 규모가 매우 크고 수년 동안의 수행기간을 필요로 한다. FPSO를 예를 들면, 개조 FPSO는 신조에 비해 50~80% 수준의 비용이 소요된다.

FPSO시장의 척수 기준으로 약 60%, 금액 기준으로 약 50%가 개조수요로 추정된다. 향후 연간 10~15기, 약 100억~120억 달러의 FPSO 시장이 있다고 전망한다면 6~9기, 50억~60억 달러의 개조시장을 기대할 수 있다.

 

3. 선박 수리·개조산업의 특성과 싱가포르 사례

(1) 선박 수리·개조산업의 특성

선사는 검사·수리 기간을 단축할수록 추가적인 선박 운영을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조선소에서 수행하는 검사와 수리는 1~2주, 친환경설비 장착에는 1~2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짧은 기간이므로 일정준수가 핵심이고 수리조선사는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핵심경쟁력이다. 또한 일정준수를 위해 부품의 수리나 각종 자재의 조달을 위한 배후단지 조성도 매우 중요하다. 중요 기자재와 선용품은 선주가 제공하기 때문에 전체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0% 내외로 상당히 높다. 신조사업은 고도로 전문화되고 체계화된 인력이 필요하다면, 수리조선은 현장에서의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에 긴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 대응역량이 높은 인력이 필요하다.

신조선의 경우에는 대형설비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인다면, 수리조선산업은 수리를 위한 자재만 올리면 되므로 대형크레인이 필요하진 않다. 다만 도크회전율을 높이고 다수의 선박 수리를 위해 긴 안벽이 필요하다. 짧은 일정의 작업이 종료되면 입금이 되고 고가의 장비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 신조사업에 비해 안정적이고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운항노선에 따라 선박을 수리하는 곳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항로나 항구 위주의 영업을 해야 한다. 긴급수리를 제외하고는 검사기간으로 시장이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고정고객도 매우 중요하다.

(2) 싱가포르 수리조선산업 사례

우리나라 대형업체들이 수리조선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가장 혜택을 받은 국가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영국식민지였을 당시부터 영국 군함을 수리했고, 싱가포르 인근 핵심 항로인 말라카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수리하면서 산업이 발달했다.

싱가포르는 2017년에 3360만TEU를 처리한 세계 2위의 항만도시이기도 하고, 주변국의 저임금 노동자 활용이 가능하다. 기후가 매우 덥고 습도가 높긴 하지만 태풍이나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일은 없어서 수리일정을 관리하기 편한 장점도 있다. 또한 저렴하게 선박의 벙커링이 가능하고 선용품이나 각종 기자재 조달이 쉽도록 배후단지가 조성돼 있는 등 여러 가지 편의적 요소로 세계 주요 해운사의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대부분 싱가포르에 있다.

한편, 유가 등과 연동된 해양사업의 타격은 싱가포르도 비껴갈 수 없었다. 해양플랜트 Rig시장 악화와 중국과의 경쟁심화로 2016년 해양산업 매출액은 130억 6000만 SGD로 2015년에 비해 11.3% 감소했고 매출급락과 비례해 고용도 2013년 대비 2만 4000여 명 감소했다.

그러나 수리와 개조분야는 45억 7000만 SGD로 약 35%를 차지하고 있고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2016년 싱가포르에서 수리한 선박은 3762척으로 2015년 4141척에 비하면 9.2% 감소했고, 벌크선은 비용문제로 상당부분 중국에서 수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다른 선종에서도 해운시황 약세로 수리비용을 절감하려는 해운사의 움직임이 부정적 영향을 주고는 있다. 그러나 수리척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리를 통해 일정수준의 안정적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싱가포르의 수리조선사로 Sembcorp Marine과 Keppel O&M이 있는데 Sembcorp Marine의 수리사업 부문 매출은 2017년 4억 7,100만 SGD(약 3768억원(2017.12.28. 기준 800원/SGD))을 기록, 2017년 한해에 390척의 선박을 수리했고, 1척당 121만 SGD(약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Sembcorp Marine의 수리사업은 2기의 드라이도크와 3기의 플로팅도크로 다양한 선종과 선박을 효율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Admiralty Yard(Sembawang Yard)에서 주로 진행된다. 수심이 13.1m인 드라이도크를 활용해 크루즈선박의 수리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도크 외에도 2.7km의 안벽이 있어 다수의 선박수리와 개조가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요 수리선종은 LNG운반선, 크루즈선, 탱커, 해양플랜트, 군함 등이다.

싱가포르의 수리조선 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 배경에는 말라카해협을 끼고 있어 다수의 선박들이 지나는 항로, 오랜 기간 경험이 축적된 대형 수리조선소, 세계 주요 항만과 해운노선, 배후단지를 갖고 있다는 점 외에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저렴한 인건비 요인 등이 있다.

싱가포르정부는 조선해양산업을 싱가포르의 산업기반을 형성하는 핵심산업으로 판단해 지원책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어려움에 빠진 조선해양산업에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주거지역과 분리해 안정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관련산업을 TUAS 지역으로 집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인건비 경쟁력 유지를 위한 부분에서도 해양산업에 대한 특혜가 있다. 주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들과 수리조선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인건비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다른 산업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고용세(levy)를 저렴하게 적용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 직원 1명당 3.5명의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어서,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 방글라데시 인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120m 벌크선의 구상 선수 수리작업을 예로 들면, 프로젝트 근로자 구성이 PM역할의 싱가포르 관리자 1인과 24시간 공사를 수행하는 20여명의 인도인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4. 우리나라 선박 수리·개조산업 재건을 위한 제언

(1) 대상시장 점검과 타깃 분야

연근해에서 운항하는 소형선박 수리시장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대형선박 수리시장은 거의 없다

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수리조선 사업을 하고 있는 오리엔트조선과 삼강S&C의 2017년 매출액은 각각 398억원, 407억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국적 LNG운반선 수리실적은 정책적 조치(2016.10.31. LNG선의 경우 국내에서 20% 수리하도록 조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리조선의 경우에는 수리를 위한 일정이 미리 결정되기 때문에 수리조선 업체가 본격적인 영업을 하더라도 최소 1년 이후부터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척 가능한 수리시장을 선종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벌크선은 선박의 용선

과 반선이 일어나는 항만이나 수리가 저렴한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리할 가능

성이 높다. 다만 국적선사의 경우에는 수리를 위해 중국으로 운항하는 기간대비 경쟁력만 있다면 국내 수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NG운반선은 우리나라와 일본 해운사가 고객이라면 주로 중동으로 선적하러 가는 중간에 싱가포르에서 수리를 하므로, 그 수요를 우리나라로 가져올 수 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항만이 마지막 종착지인 선박이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주로 국적선사의 운항선박이다.

국적 외항선사가 보유한 선대 중 평균 톤수가 3만톤 이상인 선종을 살펴보면 벌크선이 가장 많고 컨테이너선, 자동차운반선, 원유운반선, 광탄선, LNG선 순인데 일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우리나라 항만이 최종 목적지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서 대부분 수리하는 벌크선과 싱가포르·중동에서 수리해야 하는 원유운반선을 제외하더라도 260여척이 1차 고객 대상이 될 수 있으며, 5년에 2회 검사를 고려하면 연간 100여척의 수리시장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편 1990년대 말 해외고객을 상대로 수리조선 사업을 수행하던 현대미포조선은 4개의 도크

에서 400척에 가까운 수리를 했고, 1척당 평균 5억~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미포조선의 내수가 약 20%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300척 이상이 해외선사 물량이다. 부산항 규모의 성장, 세계 선복량 증가 등을 고려한다면, 시장개척을 통해 과거와 같은 수준까지 시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조작업은 수리보다 조선소에서의 작업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작

업기간의 단축과 기술력이 중요할 수도 있어 특히 품질이 중요한 탱커와 컨테이너선의 개조시

장을 목표로 할 수 있다. 또한 향후 5년 내외로 발생하는 개조시장을 통해 수리조선 고객을 발굴하고, 개조시장이 급격히 줄어든 이후에는 확보한 고객과 기술력을 요하는 LNG관련 선박의 수리를 통해 사업유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FPSO, FLNG, FSRU 등으로의 개조도 기술력을 요하므로 목표시장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경쟁국 대비 차별화된 강점 확보

시장이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수리·개조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쟁국에 비해 차별화된 강점을 확보해야 한다. 벌크선 시장은 중국이, 다른 선박이나 개조시장은 싱가포르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 우위에 있고, 현재로서는 싱가포르도 기후, 항로, 배후단지, 가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나라보다 여건이 좋다. 따라서 중국이나 싱가포르와 차별화된 기술적 우위, 수리와 개조를 위한 이동시간, 수리·개조 공정 등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첫째, 기술적 우위를 살리기 위해서 LNG선박 관련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LNG운반선을 수리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LNG선박 관련 엔지니어와 숙련공을 필요로 하고 있는 점에 착안할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의 MMHE도 지금은 계약이 끝났지만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의 수리를 수행했는데, 이를 위해서 삼성중공업 엔지니어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했다. 우리는 이러한 인력을 국내에서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LNG운반선 신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관련 인프라와 역량도 충분하다.

둘째, 우리나라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는 기술과 품질이 뒷받침돼야 하는 개조분야로 평가된다. 삼강S&C는 최근 싱가포르선사가 운영하는 6척의 선박에 Scrubber 장착을 위한 개조사업에 약 290억원 규모(1척당 48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인근을 운항하는 해외선사의 개조시장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조선사의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개조에 대한 요구도 증대되고 있고, 우리나라 조선사가 만든 선박뿐만 아니라 주요 고객 선사들이 보유한 선박에 대해서도 개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 조선사가 제작한 선박의 도면과 건조했던 인력이 국내에 있으므로 개조를 위한 엔지니어링을 보다 쉽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조선사는 모든 시스템이 신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개조를 위해서 대형조선사의 도크나 안벽을 사용하기에는 비효율적이고 비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형조선사가 영업과 엔지니어링을 수행하고 수리조선사에서 개조를 한다면 주변 국가와의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선주감독관, 선원을 위한 관광, 쇼핑, 엔터테인먼트를 경쟁국가보다 차별화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선박을 수리하는 동안 1척당 10여명의 선원은 물

론 감독관 등이 해당 지역에 머물러야 하는데 가능하면 저렴하면서 고품격의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날씨에 경남, 부산을 중심으로 관광·쇼핑·엔터테인먼트가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 대형선박 대상 효율적인 설비 구축

대형선박의 수리를 위해서는 그에 맞는 설비가 필요한데 도크, 안벽, 크레인 등이 주요 설비다. 신조를 위한 설비와 다른 것은 안벽과 크레인인데, 신조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초대형 크레인은 필요하지 않다. 개조에 필요한 설비를 올리거나 수리용 기자재를 들 수 있는 규모면 우리나라에서 대형선박의 수리·개조산업은 조선산업의 혁신성장과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

중단기적으로 출현하는 선박 개조시장 대응, 유휴설비의 활용과 조선 숙련인력 유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LNG관련 선박이나 추진시스템의 경쟁력 유지와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부분도 있다. 수익성이라는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최소한의 투자를 통해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설비와 인력 측면에서는 우선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유휴조선소의 관련 설비와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한 관련부지에 수리를 위한 작업장이나 기자재 조달이 가능한 배후단지도 갖추고, 수리조선업을 수행하고 있는 전문가, 과거 수리 조선 인력, 조선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숙련공이 대형수리조선 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연계해야 한다.

시장과 경쟁 측면에서는 국적선사의 LNG운반선, 탱커와 부산항을 기점으로 하는 컨테이너선

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수리·개조 시장의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선사가 운영하는 25척의 LNG운반선을 포함해 대형 가스선, 탱커, 컨테이너선이 직접적인 시장이 될 수 있도록충분하다.

안벽은 다수의 선박을 수리하기 위해 신조보다 더 필요한데, 구축하는 데 큰 비용이 필요한 신조용 안벽보다는 여러 선박을 계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저렴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도크의 경우에는 신조와 다르지 않지만, 수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구성이 중요하다. LNG 운반선은 300m에 가까운 길이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300m 이상의 도크가 필요하고, Mearsk의 Triple-E Class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길이만 400m에 이른다. 따라서 2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수리하기 위해서는 400m급의 도크가 있어야 한다. 드라이도크의 경우에는 수천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므로 활용 가능한 플로팅도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400m 이상의 플로팅도크는 호황기 때 신조가격이 1,500억원 수준이었으나 386m 크기의 STX중공업 플로팅도크는 300억원에 매각됐다.

1기의 도크로 1년에 수리가 가능한 선박은 약 50여척이고 과거 미포조선과 같은 효율을 보인다면 최대 100여척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도크에서 중소형 선박을 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중소형 선박까지 수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200~300m급의 도크도 함께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선박의 수리와 과거 미포조선과 같은 규모의 수리를 위해서는 4기 이상의 도크 또는 2기 이상의 도크를 보유한 수리조선 2개사가 필요하다. 개조시장까지 고려한다면 더 많은 수리조선사, 도크와 안벽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5. 대형선박 수리·개조산업 재건 방안

화주-선사-수리조선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정책 연계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해외시장으로는 국내 조선사가 건조하는 선박의 A/S시장, 인접국가의 LNG운반선과 LNG관련

선박, 부산항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주요 항만을 주요 기점으로 운항되는 선박, 주요 친환경기자재 제조사 고객을 생각할 수 있다.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기술력을 요하는 LNG관련 선박시장과 개조시장을 중심으로 하되, 수리·개조 기간의 단축을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형조선사와 항만, 친환경기자재 제조사도 협력네트워크에 참여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통해 발생한 유휴설비와 인력을 활용해 중대형 선박의 수리개조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선박수리·개조뿐만 아니라 선용품과 관광산업에서 생산과 고용이 유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 조선산업의 혁신성장과 경쟁력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